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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우리역사 이야기

조선 시대에도 있었던!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운 집콕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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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에도 있었던!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운 집콕 생활'

최근 몇 년간 '집콕 생활'이라는 단어가 익숙해졌지만, 사실 이는 현대인만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문명의 발달이 더뎠던 과거, 특히 조선 시대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야 했습니다. 바깥 활동이 자유롭지 않았던 그 시절, 우리 조상들은 어떤 방법으로 답답함을 해소하고 집콕 생활의 지혜를 발휘했을까요? 조선 시대에도 있었던,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운 집콕 생활'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조선 시대에도 있었던! 우리 조상들의 '슬기로운 집콕 생활'

1.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독서와 필사'

조선 시대 선비들에게 '집콕'은 곧 학문 정진의 시간이었습니다. 바깥출입이 어렵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그들은 서재에 앉아 책을 읽고 필사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 다독(多讀)과 정독(精讀): 단순히 많이 읽는 것뿐만 아니라,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며 깊이 이해하려 노력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시간 때우기가 아니라, 내면을 성찰하고 지식을 쌓는 중요한 행위였습니다.
  • 필사(筆寫): 좋은 글귀나 책 내용을 직접 손으로 베껴 쓰는 필사는 집중력을 높이고 기억력을 강화하는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또한 이는 후대에 귀한 서적을 물려주는 수단이 되기도 했습니다. 붓을 들고 먹을 가는 행위 자체가 일종의 명상처럼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었을 것입니다.
  • 가학(家學)의 전승: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학문이나 가르침을 자녀에게 전수하는 시간으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서재는 단순한 방이 아니라, 지식과 지혜를 다음 세대로 이어주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었습니다.

2. 고독을 달래고 예술혼을 불태우는 '풍류 생활'

조선 시대 조상들의 집콕 생활에는 '풍류'가 빠질 수 없었습니다. 악기 연주, 서예, 그림 그리기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은 그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 음악 감상 및 연주: 거문고, 가야금, 피리 등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즐거움을 찾았습니다. 때로는 친한 지인들을 초대해 작은 연주회를 열기도 했을 것입니다.
  • 서예와 그림: 붓을 들어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며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을 다해 쓰거나 자연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는 과정에서 예술적 성취감과 심미안을 길렀습니다.
  • 시와 문학 창작: 독서에서 얻은 영감과 자신의 생각, 감정을 시나 산문으로 표현하는 문학 활동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풍류였습니다. 벗들과 함께 시를 짓고 품평하는 '시회(詩會)'는 대표적인 실내 문화 활동이었습니다.

3. 가족과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놀이와 가사'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었던 만큼, 가족들과 함께하는 활동 또한 중요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여가를 넘어 가족 구성원 간의 유대감을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 윷놀이, 투호, 바둑: 온 가족이 모여 즐기는 윷놀이는 명절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자주 즐기던 놀이였습니다. 투호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즐길 수 있었고, 바둑이나 장기는 두뇌 활동을 자극하며 지적인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이러한 놀이들은 경쟁을 통해 재미를 느끼고, 협동심을 기르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 이야기 나누기: 할머니, 할아버지의 옛이야기를 듣거나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며 소통했습니다. 난방이 잘 되는 안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나누는 이야기는 추운 겨울밤의 훌륭한 오락이었습니다.
  • 가사 노동의 분담: 여성들은 길쌈, 바느질, 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가사 노동을 했습니다. 자녀들이 옆에서 어머니의 일을 돕거나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삶의 기술을 익히고 가족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배웠습니다.

4. 자연과 교감하며 즐기는 '원예와 조경'

집 안에 갇혀 지내는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조상들은 자연을 집 안으로 들였습니다. 마당이나 작은 뜰을 가꾸며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화초 기르기: 계절에 맞는 꽃이나 식물을 심고 가꾸면서 자연의 변화를 느끼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얻었습니다. 아름다운 꽃을 보며 시를 짓거나 그림을 그리는 영감을 얻기도 했습니다.
  • 분재(盆栽): 큰 나무를 작은 화분에 옮겨 심어 가꾸는 분재는 인내심과 섬세함을 요구하는 예술 활동이었습니다. 작은 자연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관리하며 자연의 섭리를 깨닫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 정원 가꾸기: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연못을 만들거나 조경수를 심어 작은 정원을 꾸몄습니다. 잘 가꾼 정원은 사색의 공간이자 손님을 맞이하는 자랑스러운 공간이 되었습니다.

5. 건강을 지키는 '운동과 건강 관리'

아무리 집콕 생활이라 해도 건강을 소홀히 할 수는 없었습니다. 조상들은 집 안에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활동으로 건강을 관리했습니다.

  • 활쏘기 연습: 마당이 넓은 집에서는 활을 쏘며 심신을 단련했습니다. 활쏘기는 전신 운동이 될 뿐만 아니라 집중력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었습니다.
  • 태극권 및 기공: 조용히 몸을 움직이며 기(氣)를 수련하는 태극권이나 기공은 심신을 안정시키고 건강을 증진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 독서와 함께하는 식사: 제철 음식을 정성껏 준비하고,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며 영양을 섭취했습니다. 또한 따뜻한 차를 마시며 몸을 데우고 마음을 다스리기도 했습니다.

마무리하며: 현대인의 집콕 생활에 던지는 메시지

조선 시대 조상들의 '슬기로운 집콕 생활'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을 넘어, 그들은 집 안에서 자기 계발을 하고, 가족과의 유대를 강화하며, 자연과 교감하고, 건강을 관리했습니다.

현대 사회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미디어와 오락거리가 넘쳐나지만, 오히려 우리는 집콕 생활에서 공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본받아, 스마트폰 대신 책을 들고, 게임 대신 가족과 대화하며, 배달 음식 대신 직접 요리하고, 멍하니 앉아있기보다는 작은 운동이나 취미 활동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집이라는 공간을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닌, **성장과 휴식, 교류가 이루어지는 '삶의 터전'**으로 인식했던 조상들의 지혜는 시대를 초월하여 현대인에게도 진정한 '슬기로운 집콕 생활'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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