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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경제이야기

위기의 홈플러스, 15개 점포 폐점 결정… 당신의 장바구니는 안녕하신가요?

위기의 홈플러스, 15개 점포 폐점 결정… 당신의 장바구니는 안녕하신가요?

홈플러스가 기업 회생 절차의 일환으로 전국 15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폐점하기로 결정하면서 유통업계는 물론, 지역 사회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단순한 기업의 구조조정을 넘어, 수많은 근로자의 생계와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번 사태의 배경과 파급 효과, 그리고 우리 사회에 던지는 근본적인 질문들을 심층적으로 분석해 봅니다.

위기의 홈플러스, 15개 점포 폐점 결정… 당신의 장바구니는 안녕하신가요?

왜 15개 점포를 닫아야만 했나? 홈플러스 폐점의 진짜 이유

홈플러스가 대규모 점포 폐점을 결정한 배경에는 복합적인 원인이 얽혀 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과도한 임대료 부담누적된 영업 손실입니다. 홈플러스는 기업 회생 절차를 진행하며 임대 계약을 맺은 68개 점포를 대상으로 임대료 인하 협상을 시도했습니다. 그러나 15개 점포에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 15개 점포는 계약 만료까지 10년 이상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700억 원 이상의 임대료를 지불하며 800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영업 손실을 내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홈플러스는 채무자 회생법에 따라 계약 해지를 결정하고 폐점을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폐점은 1차와 2차에 걸쳐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 1차 폐점 (2025년 11월 16일): 수원 원천점, 대구 동촌점, 부산 장림점, 울산 북구점, 인천 계산점 등 5개 점포가 문을 닫습니다.
  • 2차 폐점 (2026년 5월까지): 나머지 10개 점포가 순차적으로 폐점됩니다.

이번 결정으로 홈플러스의 대형마트 점포 수는 작년 말 126개에서 현재 123개로 줄었고, 2027년까지는 102개로 크게 감소할 전망입니다. (익스프레스 점포 역시 308개에서 300개로 줄어들 예정입니다.) 홈플러스 측은 폐점하는 점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11개 점포의 재입점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성공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단순한 폐점이 아니다: 지역 사회와 사람들에게 미치는 파급 효과

이번 홈플러스의 폐점은 단순히 몇 개의 점포가 사라지는 것을 넘어, 지역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근로자, 입점 점주, 지역 경제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1. 직원과 입점 점주의 눈물: 고용 불안과 생계 위협

폐점 결정으로 직영 직원 460여 명은 다른 점포로 전환 배치되거나 퇴사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섰습니다. 한 직원은 "20년 넘게 일한 직장이 이렇게 불안해서 속상하다"라고 토로하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습니다. "고객님들이 찾는 물건이 없어 난감하다"는 직원들의 말은 폐점 전 매장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입점 점주들입니다. 이들은 "머리를 둔기로 맞은 기분"이라며 당장 생계를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특수 상권으로 분류되어 임대차 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권리금이나 인테리어 비용은 물론, 많게는 수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고스란히 잃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심지어 평균 2천만 원에 달하는 철거비까지 물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한 점주는 "1억에서 10억이 넘는 돈을 투자했는데, 이 돈들이 공중에 분해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다"라며 큰 좌절감을 표현했습니다.

2. 지역 경제 붕괴 우려와 소비자 불편

홈플러스 매장 폐점은 해당 지역 경제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통학회 연구 논문에 따르면 홈플러스 매장 하나가 사라질 경우 반경 3km 이내에서 8,000명 가까운 실직자가 발생하고, 연간 500억 원에 가까운 경제적 손실이 초래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지자체장들은 "주민들의 생계와 지역 상권이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며 공동 성명을 내고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대기업의 일방적인 결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들어올 때도 마음대로 들어오고 나갈 때는 더 마음대로라면 지역 사회와 지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비판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줍니다.

또한, 해당 지역 소비자들은 큰 불편을 겪게 될 것입니다. 특히 인근에 다른 대형마트가 없는 지역 주민들의 우려가 큽니다. "이틀에 한 번은 꼭 들리는 곳인데, 인근에 다른 대형마트도 없어 걱정"이라는 한 주민의 의견은 이러한 불편을 잘 보여줍니다.

홈플러스 사태,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와 규제 논의

이번 사태는 비단 홈플러스만의 문제가 아닌, 유통업 전반의 구조적 위기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 내수 경기 둔화, 그리고 대형마트 규제까지 겹치면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사모펀드, 단기 수익에 치중한 결과?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 중 하나로는 2015년 MBK 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과도한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 구조가 꼽힙니다. 최근 고금리 환경과 소비 부진이 겹치면서 과도한 차입 부담이 결국 점포 철수라는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진 것입니다. 일부에서는 "회생이 아니라 사실상 청산 절차"라며 사모펀드의 단기 수익 중심 경영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례적으로 금융 당국은 MBK 파트너스의 자금 조달 과정과 경영 행태 전반에 대해 재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이는 사모펀드의 단기 수익 중심 행태가 기업의 장기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사모펀드 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 개선 필요성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요구

홈플러스 노조는 "폐점으로 인한 피해를 노동자, 점주, 채권단에게 떠넘기는 구조"라고 비판하며, "공정한 회생을 위해 법원 관리인 교체"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주변 상권과 지역 경제까지 다 죽어버리는 심각한 문제"라며 이번 사태를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하고 지자체와 정부의 개입을 촉구했습니다.

홈플러스 위기, 앞으로의 전망은?

홈플러스의 대규모 폐점은 기업 회생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일 수 있으나, 그 과정에서 지역 사회와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감당해야 할 피해는 막대합니다. 폐점은 단기적으로 비용을 줄일 수는 있겠지만, 지역 상권과 근로자에게 깊은 상처를 남길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홈플러스 사태의 해법은 M&A 성사와 유통업의 혁신적인 체질 개선에 달려 있습니다. 동시에 금융 당국의 사모펀드 시장 규제 개선 노력과 지자체 및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홈플러스 사태는 우리 사회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한 성장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묻고 있습니다.